와인 모임에서 겪은 웃픈 순간
월향거봉 · 인문학/책/글 · 2026-06-01 (수정 2026-10-11) · 조회 110 · 댓글 5
요즘 새로 이사 온 아파트 발코니에서 혼자 와인 마시는 재미에 푹 빠져있어요. 그러다 보니 와인 모임에도 자연스럽게 나가게 됐죠.
지난주 모임에서 어떤 분이 와인 맛을 묘사하는데 진짜 귀를 의심했지 뭐예요. "이 와인에서는 눅눅한 숲 바닥에 깔린 오래된 낙엽 냄새와 저 멀리 희미하게 스치는 흙먼지 향이 느껴져요." 이렇게 말하더라고요.
나는 솔직히 그냥 좀 묵직한 과일 향에 시큼한 맛 정도만 느껴졌어요. 옆에 있던 다른 분도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"저는 그냥 씁쓸한 포도 맛인데요?" 하고 조용히 중얼거리는 걸 들었어요.
순간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 안도했어요. 저렇게 섬세하게 맛을 표현하는 게 신기하고 부럽기도 하더라고요. 나도 언젠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네요.


